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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스크랩/모빌리티

[신문 스크랩 - 모빌리티] '자율주행·로봇'…미국서 현대차 미래 살핀 정의선

모셔널·보스턴다이내믹스 잇달아 방문
자율주행 레벨4 아이오닉5 직접 테스트도
미국 사업을 둘러보기 위해 현지에 간 정의선 회장이 자율주행과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 2개월 전 미국 출장이 현대차·기아의 현지법인 등의 생산·판매 실상을 살펴본 '현황' 점검 차원이었다면, 이번 출장은 혁신 기술의 가능성을 챙기는 '미래'에 방점이 찍혀 있다.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해 보스턴에 위치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 본사를 방문했다. 그는 모셔널 경영진과 기술 개발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모셔널 최고경영자(CE0)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누토노미 창업자 칼 아이그네마,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상무다.

모셔널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현대차 제네시스 G90/사진=모셔널 제공

미래 챕터1, '모셔널 레볼루션'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미국 자동차 부품기업 델파이의 전장 및 자율주행 사업에서 분리된 앱티브(Aptiv)와 함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세웠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투자비율은 5대 5다. 재작년 현대차그룹의 투자 발표 이후 정의선 회장이 모셔널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관련기사: '20년뒤 3천조 시장' 자율주행 빅딜 계속된다(2019년 9월26일)

현대차그룹은 설계·개발·제조 역량에 모셔널의 자율주행 솔루션을 결합, 로보택시 및 차량 공유 서비스기업과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과 차량개발 단계부터 자율주행기술을 공동개발하는 형태여서 상용화가 빠르다는 평가다. 

특히 어느 한 쪽이 주도하지 않는 중립적 기술 전문 기업이어서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와 다양한 방식으로 연대가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 이를테면 벤츠, BMW, 포드 같은 완성차 업체에도 모셔널의 자율주행 솔루션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정 회장은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 개발 현장을 둘러보며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고 현대차는 밝혔다. 자율주행 등 혁신기술 분야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올해 초 새해 메시지에서 강조한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차원이다. 정 회장은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현황과 로보택시 추진 계획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현지 임직원들과 사업 영역 고도화와 시장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5를 직접 테스트하는 등 양사 간 협업 프로젝트도 점검했다. 이 차는 레벨 4 수준으로 모셔널이 가진 자율주행 기술을 집약한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핵심 기술개발 역할을 맡고 있는 모셔널 피츠버그 거점도 찾아 연구원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모셔널은 현재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일반인 대상 로보택시 서비스 상용화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서비스는 10만회 이상 탑승서비스를 축적했다. 2023년에는 공유차 업체 리프트(Lyft)와 무인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챕터2, '로봇의 일상화'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본사도 방문해 현지 경영진과 로봇 산업의 미래 및 경향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나눴다. 이 업체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의 투자와 별도로 정 회장 개인이 약 2400억원 가량을 사재를 집어넣은 회사기도 하다. ▷관련기사: '적자 로봇벤처' 투자리스크 짊어진 정의선(201214일)

정 회장은 이 회사에서 양산형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두 다리로 직립보행하는 '아틀라스(Atlas)' 최대 23kg 짐을 싣고 내리는 '스트레치(Stretch)' 등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다양한 첨단 로봇 기술들을 체험했다. 스트레치는 내년 중 스팟에 이어 두 번째로 상용화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2년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사내 벤처로 시작, 현재는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인지·제어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사진=현대차 제공

 

지난해 말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화성 탐사용 로봇 'Au스팟'을 공개했다. 이 로봇은 지하로 걸어 내려가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어 화성의 거친 지형 탐사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인공지능 학습 기능으로 장애물과 탐사 가치가 있는 지형을 식별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미래에는 로봇이 사람 곁에서 상시 도움을 주는 비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로봇이 알아서 충전하고 스케쥴 관리를 수행하는 동안 사람은 좀 더 생산적인,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도진 (spoon504@bizwatch.co.kr)